그렇게 벚꽃을 뒤로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강을 따라 걷다 보니 아라시야마 공원이 나왔다. 비가 온 후의 공원은 나름 괜찮았다. 져물어가는 꽃들도 있고, 신발이 다 젖지 않았다면 조금 더 괜찮았을지 싶다. 비에 신발이 젖는 것 까진 괜찮았는데 점점 양말로 빗물이 침투하고 있어서 꽤나 찝찝했다. 물론 그것마저도 다 젖으니 더 이상 신경쓰이지 않았다. 그렇게 길을 걷다 치쿠린이라는 대나무 숲에 도달했다. 사진이 너무 어두워 명암 조절을 했다 바람에 대나무 잎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너무 좋았다. 딱히 대나무 숲을 좋아하지도 않았지만(물론 이전에 다른 대나무 숲을 가본적도 없긴 하지만) 한 두번쯤은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괜시리 죽순을 찾았다. 죽순을 먹어만 봤지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