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교훈으로 일찍 일어나서 좋을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차피 점심시간에 나와서 관광은 못한다. 찜통에 찐 만두가 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나가서 관광을 해도 좋겠지만 난 굳이 느끼고 싶지 않기에 느지막이 일어났다.
점심으로 온 우텅 레스토랑. 카오산 로드에 있다. 숙소 근처라 갔는데 나름 괜찮은 맛이었다. 푸팟퐁커리와 볶음밥 그리고 모닝글로리 볶음. 놀랍게도 모닝글로리 볶음이 제일 맛있었다. 물론 나머지 친구들이 맛이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냥 모닝글로리 볶음이 존나 맛있었달까. 푸팟퐁커리는 게로 만든 카레라던데 느낌은 한국에서 흔히 먹던 카레와 달랐다. 하지만 맛은 있으니 그걸로 됐다. 볶음밥은 그냥 흔한 볶음밥. 푸팟퐁커리보다 짜장 소스가 있었다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밥을 먹고 어제의 교훈대로 점심 먹고 방에서 뒹굴었다.
간식으로 요플레 하나씩 먹었는데 숟가락을 안 받아왔다. 통은 왜 이리 깊은지 혀가 닿지 않아 남은 요플레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휴식을 충분히 취한 후 오늘 가려고 했던 아시안 티크로 향했다.
내 기준 생각보다 볼 게 없는 곳이다. 볼만한 게 대관람차? 하나 정도일까.
물론 다른 사람들은 볼 게 많다고 느낄 수도 있다. 아시안 티크 안에 뭔가 많은데 내가 흥미를 가질만한 게 없달까.
유일하게 볼만했던 대관람차. 남자 둘이 대관람차? 어림도 없다. 가볍게 제껴주니 할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할 게 없으면 역시 밥을 먹어야 된다.
수끼집에 왔다. 태국에 오면 먹어야 한다길래, 남들이 먹길래, 이런 것 못 참기 때문에 와서 먹었다. 앞으로 잘 참는 사람이 되었다.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샤부샤부랄까.
고기도 좀 남겼다.
오리 훈제였나 오리 뭐시기였는데 고수 맛이 살짝 나지만 맛있었다.
땡모반 한 잔 마셨습니다. 블로그가 잘 안돼도 좋습니다. 하지만 땡모반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MK수끼 중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땡모반이었다. 유일하게 다 먹은 메뉴가 아닌가 싶다. 배고픈 상태로 들어가서 배고픈 상태로 나왔다. 돈은 돈대로 썼는데 이제 사람들이 가야 한다고 추천해 주는 곳을 가는 것보다 그냥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수끼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담아 루프탑 바인 이글네스트로 왔다. 여기가 한국 술집인지 태국 술집인지 헷갈린다. 관광지에서도 많았지만 여긴 무슨 손님 전원이 한국인인 느낌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사람이 많다. 너무 늦게 온 건지 앞에서 볼 수 없었다.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볼 뿐.
그러다 자리가 나서 냉큼 달려갔다.
배도 지나간다. 노을 지기 시작할 때 왔어도 예쁠 것 같았다.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있달까. 칵테일도 맛있고 야경도 맛있다.
어느 정도 구경도 했겠다. 뒤에 사람들도 우리처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자리를 비켜줬다.
밥을 제대로 못 먹었기도 하고 여기까지 온 김에 팁싸마이라는 곳에도 가기로 했다.
가는 길이 예쁘다. 근데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조금 무서웠다.
여긴 사람이 더 많았다. 뭔가 아까 봤던 분들도 계신 것 같기도 하고, 비행기에서 봤던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다들 여기서 정모하는 느낌이었다. 1등 팟타이라는데 얼마나 맛있을지 기대가 됐다.
1등 팟타이라던데 1등은 아니고 2,3 등 할 것 같은 맛. 맛은 있는데 이게 1등이라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생각보다 달았던 것 같다. 근데 얘보다 더 단 것도 판다.
존나 비싼 오렌지 주스. 오렌지 100%라고 하던데 입에 사카린을 들이붓는 느낌이다. 오렌지가 이렇게 단 과일이었나. 평생 내가 먹은 오렌지들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나 보다. 오늘은 양치 열심히 해야겠다.
그렇게 3등 팟타이와 사카린 물을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끗
집으로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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