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 아시아

【19.11아시아】#0.시작

형구리 2021. 4. 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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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A는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가고 싶었기에 한 학기 휴학해서 공장에 들어가 워홀 비용을 모으고자 했다. 그런 연휴로 19년도 2학기에 휴학을 하고 공장에 들어가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고 9월이 되어서야 공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공장에서 열심히 버텨보려 했으나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고 11월 1일이었나 10월 말이었나 퇴사를 하게 된다.

원래는 대만의 가오슝에 가고자 했다. 한 5일 정도? 휴식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가볍게 예산 50만 원 정도로 갔다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A에게 가오슝 가자고 살짝 꼬셨다.

퇴사한 날같이 밤새 게임이나 하자고 피시방에 갔었는데 새벽 5시쯤 견디지 못하겠기에 A네 비어있는 집으로 향했다. 앞으로 세를 놓으려고 한 집인데 아무것도 없고 가끔 술 마실 때 이용하는 장소였다.

그렇게 대충 바닥 먼지를 털고 누워서 가오슝 얘기를 하다가 A가 갑자기 다른 곳도 가고 싶다고 얘기를 했다. 그래서 뭐 그냥 맞장구쳐줬는데 스카이스캐너를 보더니 잘하면 동남아 일주도 할 수 있겠는데?라고 말했다. 동남아 안에서 비행기는 싸다나 뭐라나. 처음엔 귓등으로 듣고 있었는데 아 돈도 있겠다 그냥 가버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둘이 스카이스캐너를 켜고 날짜와 가격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뭔가 적을 게 필요했는데 예전에 이 친구가 도배할 때 쓴 볼펜 한 자루가 있었다. 다만 적을 종이가 없었다.

메모장을 찾다 찾다 찾은 것이 전에 먹었던 피자 박스.

꽤 더럽다. 기름도 보인다.

원래 가오슝만 가려 했지만 부산에서 가오슝, 하노이, 다낭, 호치민, 쿠알라룸푸르, 양곤, 방콕, 삿포로, 인천으로 뭔가 많이 늘어나있었다. 원래도 가오슝만 갔다면 비행깃값도 10만 원 이쪽저쪽이었는데 갑자기 엄청 늘어났다.

사진은 11일 출발이지만 실제론 13일 출발해서 12월 6일 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 친구랑 여행을 되게 자주 갔는데 갈 때마다 처음 얘기했던 계획보다 날짜가 늘어난다. 16년 4월에도 분명 오사카만 가려 했었는데 오키나와와 후쿠오카도 갔다 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분명 가오슝만 가려 했는데, 뭔가 많이 늘어나있다.

우리의 계획은 날이 다 밝아서야 완성되었고, 그 길로 바로 우리 집으로 가서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둘이 합쳐서 100만 원 정도 썼던 것 같은데 120만 원이었나.

계획하자마자 바로 표를 구매한 것도 정신 나간 것 같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구매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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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획했지만 계획에 없던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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