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 하노이

베트남 하노이 여행기(3)

형구리 2020. 3. 3.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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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의 3번째 날이 밝았다. 어젯밤부터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해 아침까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슬리퍼나 샌들도 없이스니커 하나 들고 와서 이렇게 비가 많이 오면 신발이 젖을까 함부로 나갈 생각을  한다. 우산도 하나 있긴 한데  손바닥보다 조금  우산이라  의미 없지 싶다.  전까지만 해도 주룩주룩이었는데 어느새 하늘에 구멍이 뚫린  마구잡이로 쏟아진다.  빗방울에 맞으면 왠지 아플  같다.  정도로 커다란 물방울들이 하늘에서 쏟아졌다.그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오늘은 그냥 집에 있기로 마음먹었다. 침대에 누워 뒹굴뒹굴하며 밀린 유튜브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누워  따보니 배가 고팠고 시계를 보니 이미 점심시간은 훌쩍 넘겨있었다. 배는 고프고 숙소엔 먹을  없고 밖엔장대비가 내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비가 잠깐 그치면 후다닥 나가서  와야지라는 생각으로 옷을 입고나를 미처 가리지도 못할  같은 가냘픈 우산을 들고 비가 줄어들길 기다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비가 그쳐 들었을  바로 숙소를 나섰다. 숙소 바로 앞에 반미를 파는 작은 가게가 있어그곳에서 반미를 사고 숙소  마트에서 콜라를 사서 다시 숙소로 향했다. 비는 점점 거세지고 작은 우산으로는  몸을 가리지 못해 옷과 신발이 점점 젖어왔다. 거의 젖은 체로 숙소로 돌아와서 바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숙소 밖에 있는 화장실의 불편함을    느낀  조그마한 식탁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아 아까   반미와 콜라를 식탁에 올렸다. 분짜도 그렇고 짜까탕롱도 그렇고 이번에 먹는 반미도 그렇고  여기에 와서 처음 먹는 음식이다. 학교 앞에 베트남음식점이 있었지만  번도 가보진 않았는데 잘한일인  같다. 처음 가는 베트남 여행인데 먹어본 음식을 먹는 것보다 먹어본 음식을 먹는  조금  만족스러울  같았다.

 

그렇게 반미를   베어 물었는데 강한 고수 향이 올라왔다. 고수  먹는데... 고수향 때문에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반미를 해체해 안에 있는 고수 조각들을 골라내었다. 그제야 제법 먹을만한 반미가 되었고 또다시   크게 베어물었다. 이상한 다져진 무언가를 넣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돼지 간이었나 그랬다. 맛은  그럭저럭한 바게트빵에 고기넣은 ?   식사 정도로는 나에게 있어서 부족하지만 나름 괜찮았던  같다. 고수랑 다져진 돼지 간을 빼면. 오늘은온종일 하는 것도 없이 방에서 놀았다. 만약 3 4일이거나 4 5일로 왔다면 비가 와도 하나라도  보기 위해 밖으로 향했을 텐데 나는 7 8 여행을 왔다. 여행도 오래 하면 힘든데 오늘같이 쉬는 날도 있어야지. 김민철 작가님이 쓰신  모든 요일의 여행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여행에도 일요일 필요하다고.  말에 동감하는 바다. 짧은 여행이라면 그렇게 못하겠지만 나처럼 여유 있는 사람에겐 일요일이 있는  좋다. 매일 빡센 여행으로 지치면 뒤로 갈수록 여행이  같아질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행하는  날이 월요일 같겠지. 그렇기에 여행이 있어서 일요일은 필요하다.  같은 여행자에겐.

아쉽게도 이 날은 사진을 찍지 않았다. 밖에 내리는 비를 찍어둔 동영상이 있긴한데 올리려고 하니 카카오 로그인 해야된다고 한다. 막상 로그인하면 로그인이 안되고 다시 로그인 화면으로 돌아와서 짜증나서 안했다. 태블릿이라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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